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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병원은 왜 '세브란스' 안쓸까?

Everlenz 2009. 3. 3. 14:43

명칭 변경이 대세임에도 불구하고 기독 병원임을 고집하는 이유는...

 병원 선택에 있어 우선 고려되는것은 일단 의료진의 명성일것이다.

국내에서 내로라하는 '빅5 병원'에 구름같이 몰려드는 환자로 연일 북새통을 이룰수 있는

이유 역시 의료진의 명성일게다.

 

의료진의 명성이 병원의 가치를 상승시키고, 그것이 하나의 브랜드로 받아들여져,

현재는 '빅5 병원'의 이름을 내 건 여러 병원들을 볼 수가 있다.

최근 강남성모병원이 서울성모병원으로 새롭게 태어나고, 영동세브란스병원이

강남세브란스병원으로 이름을 바꿨다.               

이는 환자에게  검증된 병원의 브랜드 효과를 누리기 위함이 아닐까한다.

 


서울대와 강남, 세브란스, 삼성, 아산, 가톨릭 등의 단어는 의료계의 브랜드 파워를 여실히 증명하는 고유 명사로 자리잡았다.
이런 가운데 '세브란스'라는 브랜드를 두고 '기독'이라는 이름을 유지하는 원주기독병원은 어떠한가.

지난 1959년 문을 연 원주기독병원은 1978년 연세대에 합병되면서 세브란스의 새 식구가 됐다.

1978년에는 원주의과대학이 설립되면서 대학병원 위상을 갖췄다.
올해로 50년 역사다.

그러나 그 뿌리를 찾아가면 지난 1913년 설립된 스웨덴감리교병원(또는 서미감병원)으로부터 출발한다.

1911년 원주로 파견된 미국감리교 선교부의 안도선(Dr. A. G. Anderson) 의료선교사는 17병상의 현대식 병원을 세웠다.

병원의 시초인 셈이다.
서미감병원은 일본 강점기를 거치고 한국전쟁이 발발하면서 화재에 소실되는 아픔을 겪었다.

한국전 휴전 이후인 1954년 미국감리교 선교부는 병원 설립에 다시 착수한다.

감리교 소속인 쥬디(Rev. Carl Judy, 목사) 선교사[사진 左]는 1957년 대전에 병원을

설립하려던, 캐나다연합교회 선교부를 초청하면서 새로운 물꼬를 텄다. 
이 자리에 참석한 캐나다 측 모례리(Dr. F. Murarry, 의사) 선교사[사진 右]

쥬디 선교사와 원주에 병원을 짓기로 의기투합한다.

이후 병원은 1959년 11월 50병상 규모로 첫 진료를 시작했다.

초대 원장은 세브란스병원장을 역임한 문창모 박사가 취임했다.

모례리 박사는 초대 이사장을 맡았다.

당시 병원은 의사가 8명에 불과했지만 현재는 교직원만 1500여명에 달한다.

병상 수도 830병상으로 도내에서 가장 많다.

사실 원주기독병원의 시초를 서미감병원으로 보느냐는 일부 다른 시각이 존재한다.

이에 대해 병원 측은 감리교 소속인 쥬디 선교사가 옛 서미감병원 터에 병원 건립을 추진했고 회고록에도

이 같은 내용을 밝혀 문제가 없다는 견해다.

병원 창립대표인 모례리, 쥬디 선교사는 40년 가까이 의료선교를 펼치다 고국으로 돌아갔다.

이들 선교사는 병원의 원활한 운영을 위해 연세대학교와의 합병에 찬성했다.

그러나 기독병원이라는 명칭만큼은 애정이 컸다는 후문이다.

명칭 문제에 원주기독병원이 조심스러워하는 이유가 바로 그것이다.

연세대학교와의 관계도 크게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알려진 바에 따르면 병원 내부적으로 세브란스병원 명칭에 기대감이 큰 것도 사실이다.

현재 병원은 새로운 의료부지를 물색 중이다.

병원 이전과 함께 세브란스병원 개명이 새롭게 등장할지 주목된다.

병원 측은 "설립자의 이념을 존중하는 것은 중요하다.

다만 명칭에 대해서는 어떠한 확신도 곤란하다"라며 신중한 모습을 보였다.

실리와 명분에서 병원의 고민이 그만큼 깊다는 방증이다.